머리말

-우리 아이들은 콘크리트로 만든 네모난 아파트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면 다시 콘크리트로 만든 네모난 유치원(어린이집)에서 하루 종일 생활하다가 다시 엄마와 함께 콘크리트로 만든 네모난 아파트로 잠을 자러 가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인공적인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자연이 아닌 멀티미디어에 둘러싸여 생활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TV 영상과 책의 사진을 통해서만 자연을 만날 뿐이다. 예전보다 과학과 의학이 발전하였지만 오히려 많은 아이들이 아토피, 알레르기로 인한 비염과 천식, 잦은 감기 등으로 고통받고 있고, 슈퍼박테리아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들이 일어날까? 인간이 자연을 마음대로 지배하려 하고 자연과 멀어지는 삶을 살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큰 자연재해를 입게 되고 우리의 면역력은 약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필자가 처음 환경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1990년대 초반까지도 우리나라에서 ‘환경교육’, ‘생태교육’이란 단어는 매우 생소하였다. 필자는 학부에서 환경학을 전공하면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고,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환경교육 석사과정을 밟게 되었다. 이후 비영리단체에서 근무하는 동안 유아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성인을 대상으로 한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였다.
2006년 어느 봄날, 필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유아교사들이 참가 신청을 했다.
일반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 그분들께 참가할 수 없음을 알렸지만 그 후로도 교사임을 알리지 않고 참가 신청을 하는 교사들이 이어졌다. 유아교사들이 생태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배울 곳이 없어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필자는 유아생태교육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유아교육 박사과정까지 공부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현장에서 만난 유아교사들은 유아생태교육을 잘 해보고 싶어도 그 방법을 몰라 막막해 했다. 또한 누리과정, 생활주제와 생태교육을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 했다. 이는 유아교사들뿐만 아니라 많은 환경교육 관련 종사자들이 품고 있는 고민이다. 이 책은 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아교사와 유아숲지도사, 숲해설가, 자연환경해설사, 사회환경지도사에게 도움을 주고자 쓴 유아생태교육의 기본 지침서이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서는 생태교육의 배경과 실제 사례 등을소개한 뒤 자연을 단순한 교구가 아닌 우리가 배워야 하는 대상이라는 시각을 중점적으로 기술하였다. 제2장에서는 유아교사들이 어려워하는 생태계와 동식물에 대한 지식을 기술하되, 도감식으로 동식물의 이름만 나열하는 방법을 지양하고 생물들의 삶의 지혜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관찰할 수 있는 생물에 대한 지혜를 알려 줌으로써 보다 쉽게 수업에서 활용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제3장에서는 교육현장에서 유아들과 함께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자세히 기술하였다. 누리과정과 생활주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신경 쓰고 주제탐색, 생태놀이, 표현활동이 통합적으로 어우러지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제4장에서는 유아생태교육 프로그램의 기획과 개발에 관한 절차와 방법을 설명하고, 그와 관련한 예시를 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