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서문

“사람이 어두움과 사망의 그늘에 앉으며 곤고와 쇠사슬에 매임은….” (시 107:10)

비단 시인의 날카로운 관찰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발견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화려한 모습으로 치장된 대중스타일 수도 있고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나 사랑하는 가족일 수도 있다. 역자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학교나 교회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누가 예외일 수 있겠는가? 모두 쉬쉬하고 있지만 그 중의 일부는 고통을 끌어안고 이미 우리 곁을 떠났다. 비극적인 소식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들려오곤 한다. 긍정과 희망의 전도사가 자신이 주도했던 전투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고, 기쁨과 감명을 주었던 영웅이 하루아침에 몰락하기도 한다. 본받고 따르고자 했던 모델이었기에 그 충격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다고 마냥 슬퍼하며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이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몬스터로부터 지키고자 하는 노력과 탐구가 시작되었으며 중단된 적이 없다.

이 책은 바로 그 노력과 탐구의 과정과 전과들을 담고 있다. 남보다 앞서 이 분야를 개척하고 밝혀온 학자들의 이론과 치료 그리고 그 현재에 대해 솔직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대중의 귀에도 익숙한 프로이드로부터 시작하여 현대의 최신 이론에 이르기까지 상담심리학의 주요 이론들을 망라하고 있다. 특정분야의 입문적 이론과 핵심적 내용들을 평이한 언어와 뚜렷한 설명과 함께 전달받고자 하는 요구는 모든 상담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당연한 요구가 충족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 공부하는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관계자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본서는 카운슬링과 심리치료 분야에 있어 최적의 안내서임을 감히 주장한다. 먼저, 목차를 보길 바란다. 각 이론들이 같은 틀 속 에서 서술되고 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왜 이런 이론들이 등장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대표 주자들의 개인적 전기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독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이론들을 심도 있게 배우기 위해 연락할 수 있는 센터와 관련 정보까지도 얻게 될 것이다. 단순히 이론을 딱딱한 언어로 설명한 것이 아니다. 독자들은 스스로 치료자 혹은 내담자의 입장이 되어 상담실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 이상은 독자들이 읽어 가며 스스로 발견해야 하는 즐거움의 권리이기에 더 이상의 설명을 보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