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자연은 모든 것을 포용하며 사랑으로 어우러지는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을 보여 준다. 꼭 산이나 들이 아니라도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에서 마주치는 나무와 풀, 꽃들을 보며 전공 분야인 유아수학교육과 연결해 보는 상상을 수시로 했었다. 특히 가을이 되면 형형색색으로 물든 나뭇잎과 열매들을 이용해 아이들과 의미 있게 놀이할수 있는 방법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 영유아 부모나 교사, 유아교육을 전공하는 학생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인류 역사와 세계 문명은 인간의 논리·수학적 사고를 기초로 발전해 왔다. 인간의생애 중 특히 영유아기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기초로 기본적인 수학적 지식과 개념을 구성하면서 수학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결정적 시기이다. 이는 출생에서 유아기에 이르기까지 두뇌의 형성과 함께 이루어지는 영유아의 인지적 사고능력의 발달 과정과 특성에 대한 블롬(B. S. Bloom), 피아제(J. Piaget), 젠슨(R.J.Jenson) 등의 연구에 의해 밝혀져 왔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인식은 영유아의 요구·흥미와는 별도로, 성인 중심의 의도적이고 형식적인 방식의 수학교육으로 유아들에게 과도한 과업을 부과하고 있다. 이는 유아가 자발적 탐색에서 배우는 진정한 즐거움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학업성취도를오히려 저하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한 자연 속에서 유아들의 자유로운 경험이 중요하다고는 여기지만, 그저 구경하는 식으로 좋은 학습의 기회를 그냥 흘려 보내고 상업적 교재·교구를 경쟁하며 소비하는 부모·교사들도 있다.
이에 별도의 비용 없이 매우 쉽고 간편하게, 일상에서 마주하는 자연물로 즐겁게 수학을 경험하는 방법을 찾아, 영유아의 발달 수준에 맞추어 제시하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이는 올해 초 발표된 교육과학기술부의‘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인 딱딱한 공식 암기와 반복적인 문제 풀이 중심의 수학을 실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로 쉽고재미있게 풀어 내는 방식으로 바꾸는 운동과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유아수학교육의 흐름과 우리나라 유치원 교육과정과 표준보육과정에 기초하고 있는 이 책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책의 내용을 2부로 나누었다. 1부에서는 수학을 즐겁게 인식하기 위해 필요한 유아수학교육의 목적과 내용, 방법, 평가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간략하고 쉽게 풀었다. 2부에서는 유아와 함께 실제 놀이를 시행하고 활용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 사진과함께 놀이할 때의 상호작용 방법을 상세히 기술하였다.

둘째, 유아교육 현장에서 직접 놀이를 해 보면서 0세에서 2세까지 영아들을 위한 놀이 30개와 3세에서 5세까지 유아들을 위한 놀이 50개를 제안하였다. 특히 감각운동기인 2세 미만의 영아들과 함께 놀이를 하면서 이들도 탐색 이상의 수학적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놀이들은 모두 집이나 주변에서 손쉽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쉬운 것들로 선정하여 영유아들을 돌보는 데 시간과 여유가 부족한 요즘의 어른들을 배려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나뭇잎과 함께하는 수학적 경험으로 유아의 인지 발달은 물론 자연과
의 교감을 통해 정서, 언어, 신체, 사회성 발달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하였다.

-이 책에 있는 놀이의‘예’를 적용하다 보면 일상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을 포착했을때, 현장에서 유아의 수준과 수학적 개념을 연결하여 재미있게 수학을 배우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가정이나 유아교육기관에서 얼마나 의미 있게 활용하느냐는 결국 이를 적용하는 부모나 교사가 유아의 요구와 흥미에 얼마나 부합하려고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부디 유아들의 인지발달 특성과 흥미를 잘 파악하여 주변의 나뭇잎과 열매, 꽃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놀이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