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요즈음 유아교육 현장에는 각 반마다 두세 명씩 우리에게 특별히 커다란 과제를 안겨주는 어린이들이 있다. 이런 어린이들에게 우리는 소위 문제행동을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어린이들이 이러한 문제들을 조금씩 안고 있다. 다만 교사의 눈에 띄지 않아서 다행으로 여길 뿐이다. 그런데 영유아기 어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은 거의 감각적 경험 및 손상과 관련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은 나중에 학교에 들어가 해 내야 할 학업 능력 성취도에 대한 성인의 기대와 조기 선행 학습, 현대 문명에 대한 과도한 맹신과 이른 도입, 양육 또는 교육 방법에 대한 오해와 무지로 인해 성인의 진정한 사랑의 손길이 부족하거나 물리적인 세상의 충분한 경험을 통한 자신에 대한 경험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새로 개발된 누리과정은 교육의 프로그램화를 더욱 강화하여, 놀이가 중심인 본래 유아교육의 의미에서 벗어나 어린이들로 하여금 계획된 과정을 기계적으로 학습하도록 함으로써 자유로운 감각적 경험의 가능성을 앗아가고 있다. 어린이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성인의 따뜻한 보살핌과 사랑이 전제되어야 하고 어린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이 지금 여기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적기에 제공해 주고자 하는 진정한 교육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은 좋은 마음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전문적인 지식과 적절한 환경 및 놀이 지원이 동반되어야 한다.
Wolfgang M. Auer는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감각적 요소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우리에게 사례를 보여주며 좋은 마음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나는 부모와 교사들이 『감각을 깨우다－현장을 위한 책』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간과했던 감각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어린이들에게 건강한 환경과 놀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으며 실천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번역을 시도했다. 다소 생소한 감각 용어가 나온다 하더라도 저자가 제시한 실험을 통해 이해가 용이할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발도르프교육을 실천하고자 하는 영유아교사들에게 표준보육과정 및 누리과정을 충족하는 방법이 다양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발도르프교육을 창시한 루돌프 슈타이너의 감각론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참고 서적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의 내용이 슈타이너의 감각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으며 발도르프유아교육기관에서의 놀이와도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줄수 있는 다양한 감각놀이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실천으로 옮기게 해 줄 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