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서문

-2013년 현재 우리나라는 1인당 GDP 2만 4천 달러, 국가경쟁력 22위(IMD 평가), 경제규모 세계 15위,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격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민의 생활만족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1인당GDP가 약 3배 성장한 1992년∼2010년 사이‘행복을 느끼는 국민’은 10%가 줄었다(조선일보, 2011. 1. 1).

-현재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선진국은 갈수록 이혼이 줄어드는 반면, 우리나라는 가치관의 변화와 경제문제로 갈라서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이혼 부부의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 47.3%, 경제문제12.8%순으로 나타났다(2013년 사법연감).
우리나라의 평균행복지수는 69.1로, 세계 178개국 가운데 102위를 차지하고 있다(40개국 중에서는 25위). 여자(70.4점)가 남자(67.9)보다 약간 더 높다.
“당신의 행복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나“무엇이 당신의 삶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든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 친구, 연인들과의 원만하고 친숙한 관계라고 대답한다.
가족 관계, 그중에서도 부부 관계가 좋은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계속 떨어지는 이유는 무너지는 가족 관계와 무관하지 않다. 경제력이 예전보다 좋아졌는데도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이유는 부부 관계가 행복한 이들이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이혼율을 떨어뜨리고 행복한 결혼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가족치료사, 개인심리상담사, 가정사역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다. 그러나 기존의 부부치료는 대부분 전문가라고 할 수 없는 심리치료사나 심리상담사, 목회자 등이 자신의 경험과 철학, 종교, 통찰력 등에 기초하여 자신의 관점이나 믿음체계를 그대로 부부문제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게다가 그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방법도 없었다.
부부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오히려 관계가 나빠져서 이혼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부부문제가 있을 때 전문가를 찾아가면 이혼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말도 있었다.
이 책은 결혼문제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존 가트맨 박사부부의 임상적이고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집대성하여 새롭고 창의적인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가트맨 연구소(Gottman Institute)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공인 가트맨 부부 치료사 자격을 획득한 최성애 교수는, 가트맨 방식은 35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의 연구와 적용을 거쳐 효과가 입증된 방식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트맨 방식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다. ‘이러니까 이럴 것이다’,
‘…하더라’식의 막연한 이론이나 추측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진단하
는 방식이 있고, 진단했을 때 이혼의 예측률도 94%가 넘는다. 그리고 진단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하는 방식은 물론 예방하는 방법까지 제시한다. 치료 효과 면에서도 지금까지 나온 어떤 부부치료 방식보다 성과가 높다.”

-“어떻게 하면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왜 이혼을 하게 되는가?”
많은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지 못한 채 결혼해서 그냥 살고 있다.
원래 MIT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했던 가트맨 박사는 그 분야에서 일가견이 있었는데, 자신처럼 불행한 결혼을 이혼으로 끝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교수 로버트 레빈슨 박사와 함께“도대체 어떻게 하면 부부 관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고 유지하고 성장시킬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였다.
이렇게 하여 지난 36년 동안 거의 3,000쌍의 자료를 측정해서 연구한 결과, 그때까지‘이런 부부가 행복하다’,‘ 부부는 이래서 헤어진다’라고 흔히 말하던 상식이나 신념 혹은 가정과는 전혀 다른 답을 찾아내게 되었다. 이 책은 이들이 발견한 임상적 연구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종합한 책이다.
저자들이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은 수많은 중요한 협력 연구의 결과물이다. 이 합동 연구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로버트 레빈슨 교수, 스탠퍼드 대학교의 로라 카스텐슨 박사, 워싱턴 주립대학의 고(故) 닐 제이콥슨 박사, 그리고 부인 줄리 슈워츠 가트맨 박사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프레드 러스킨(Fred Luskin) 교수는“가트맨 박사는 결혼을 과학의 경지에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MalcolmGladwell)은“가트맨 박사는 부부싸움의 첫 3분만 봐도 그 부부가 이혼할지를 96%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가트맨은 실로 금광을 발견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나라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런 위기에 처한 한국 사회에 가트맨방식은‘금광’이상의 역할을 하리라 기대된다.
가트맨 방식은 관계의 치료가 그 핵심을 이루고 있다. 목표는 이혼으로 가는 지름길을 차단하고, 관계에 독이 되는 행동방식 대신 해독제 역할을 하는 행동방식을 가르쳐 준다. 즉, 부부가 함께 오래도록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둘사이의 생동감을 잃지 않도록 하며, 상대에게 우호감을 느끼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과정(process)’을 습득하도록 도와준다.
부부관계상담사, 가족치료사, 심리치료사, 사회사업가, 가정사역자, 목회자와 신학생 등 사람과 가족을 돕는 일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독서가 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