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일반적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듣고, 말하고, 읽으며, 발현적으로 쓰게 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이 출현하는 유아기는 언어발달, 특히 모국어발달에 있어 매우 민감한 시기라고한다. 이러한 유아기 언어발달의 중요성에 관해서는 이미 유아교육 분야에서의 연구를 통해 입증되어 왔으며, 축적된 연구결과들은 교육 현장에 적용되어 유아의 언어발달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제화,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차원에서 외국어능력이 더욱 중요시됨에 따라 학령 전 유아의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중요성이 시대·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2009년 초등학교 교육과정 개정안에서 영어교육 의무화 대상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로 확대됨에 따라 효과적인 유아-초등 연계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반영의 결과이기도 하다.
2000년대 초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유아교육 분야에서 조기 영어교육의 실시 여부에 관하여 첨예한 찬반 양론이 대두되다가,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부터는 조기 영어교육 실시 여부에 대한 원론적인 논쟁에서 탈피하여 보다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교수-학습법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이는 21세기 사회적 변화에 따른 유아기 조기 영어에 대한 학부모와 교육 현장에서의 높은 관심과 요구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나 관련 학계에서 이에 대한 분명한 태도나 구체적 지침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교육 현장에서는 유아를 대상으로 음성적 조기 영어교육이 이루어진 것에 대한 자숙의 반향이기도 하다.

-우선, 첫 단계에서는 유아가 모국어와 함께 외국어(English as Foreign Language,EFL)를 사용하는 것은 모국어의 상실 없이도 제2의 언어를 균형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전제하에 현재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영어교육을 받고 있는 유아를 대상으로 이들의 한글및 초기 영어능력을 측정하여, 이 두 가지 언어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인을 탐색하였다.
본서의 Part 1의 내용은 주요 결과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다음으로 전단계의 실증적 연구에 입각하여 본서의 저자들이 어린이집 생활주제와 유아의 연령 및 발달수준에 적합한 유아기 초기 영어 프로그램 실제를 개발하였으며 이를 시범적으로 현장에 적용한 주요 내용을 본서의 Part 2에 포함시켰다.
유아의 연령 및 발달에 적합한 초기 영어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연구주제를 선정하여 연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는 관련 학계 전문가의 학문적 관심에서 출발하였다기보다는 유아기 자녀를 둔 학부모가 되면서, 같은 연령대 자녀를 둔 학부모들과 함께 실제적으로 양육에 대한 개인적 차원에서 연구가 출발하였다. 주변에 범람하는 소위 영어 몰입교육을실시하는 영어유치원(사설학원)에 보내지 않으면서도 국가적 수준의 유치원 교육과정 또는 보육과정 내에서도 모국어발달과 초기영어 노출 경험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을 수 있지 않을까? 영어를 평생 즐기고 좋아하는 아이로 키울 수 없을까? 하는 관련분야 전문가와 학부모 사이에서 고민과 성찰을 통한 경험의 산물이기도 하다.
본 연구결과에서도 입증되었듯이 유아의 모국어능력과 초기 외국어능력과는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있으며, 나아가 유아의 모국어능력과 초기 외국어능력은 각각 서로가 유의미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더 이상 유아기 영어교육 실시 여부에 대한 양극단의 대립적 논쟁이 아닌, 보다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정책적, 제도적 방안이 모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가정과 기관에서의 유아의 모국어및 초기 외국어능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교사가 가정과 기관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숙제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