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근래, 사회적 제반 문제와 교육에서의 제반 문제들이 지적되면서 품성의 문제와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우리 관심의 중심에 놓이고 있다. 품성교육하면 인성교육, 도덕교육 또는 성격발달 등이 연상될 것이다. 누구나 좋은 품성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흔히 사람은 능력보다는 품성이 좋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간 인성교육은 교과와 지적 교육 영역 이외의 것을 다루는 것으로 막연하게 인식되어 왔다. 실제 인성교육 아래 행해지는 내용을 보면 그 범위와 방향도 매우 다양함을 볼 수 있다. 한편 교육의 일각에서는 인성교육을 중시하면 지적 영역의 교육이 소홀히 된다고 여겨지는 경향도 있었다.
학교교육의 주요 목적을 크게 대별해 본다면 인지적, 학문적 발달과 품성의 형성일 것이다. 인지적, 학문적 발달은 어린이의 지식과 지적 능력의 향상을 돕는다.
품성의 형성은 정직, 통합성, 존중, 책임감, 자기통제, 배려 등의 가치를 반영하는 태도와 행동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이 둘은 대립하거나 선택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서로 기여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품성 교육에서는 가치와 행동을 다루게 되므로 어떤 가치를 중시할 것인가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가정, 학교, 지역사회에서의 환경과 주변 성인들과의 상호작용과 모델링들이 크게 영향을미치게 된다. 특히 품성의 기초는 어린 시기에 형성 되므로 이 시기에 부모와 교사가 품성교육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좋은 실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좋은 품성을지니지 못하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품성교육은 모든 교육의 기본이면서 중요한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유·초등교육의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에서도 도덕적인 사람, 자주적인 사람,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 전인적인 발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 공동체 발전에 공헌하는 사람, 민주시민 의식을 가진 사람 등으로 가치와 품성의 덕목에 대한 교육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가치와 덕목이 보다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분히 유보적인 상태에 있는 것 같다. 또한 실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활동 역시 그 이론적 배경과 평가들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제 21세기의 사회적 변화 속에서 교육에서 중요시되는 덕목과 가치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본서에서는 품성교육의 개념과 가치, 교육의 타당성에 대한 이론적 탐구들을 바탕으로 품성교육에서 다루어야 할 주요 덕목들을 탐구하고자 하였다. 이와함께 각 덕목의 본질과 특성, 덕목의 발달과 지도방안, 품성교육 프로그램, 가정과 교육실제에서 적용할 수 있는 활동 사례들이 연구되었다.
이론적 검토와 관련 연구자, 교사,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일련의 품성교육 요구도 조사를 바탕으로, 일차적으로 9개의 덕목들이 선정되었다. 정직, 근면성, 신뢰감, 배려, 감성(우정과 사랑), 자율성, 책임감, 예의, 협동으로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덕목들이다. 각 덕목별로 개념과 발달, 교육방법, 부모와 교사의 역할과 지침, 지도원리, 활동 사례들이 탐구되었다. 이 외에도 많은 덕목이 연구되고 품성과 인성교육에 반영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또한 각 덕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유아, 초등, 중등, 대학수준에서다루어지는 교육내용과 방법들이 개발, 실천될 것이 요구된다. 체계적인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에 대한 논의도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서는 총 2부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인성교육의 이론적 기초로 품성교육과 인성교육의 개념과 내용에 대한 이론적 탐구를 담고 있다. 2부는 품성의 지도로 4장에서 15장까지 각 덕목별로 개념과 발달 특징, 지도 방안, 부모와 교사의 역할, 프로그램과 활동 사례 등을 다루고 있으며, 가정과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활동 프로그램의 절차와 자료 등을 상세히 제시하고자 하였다.
본서의 제목인 『유아 품성 지도』가 시사하듯이 인성교육의 기초로서 품성의 발달과 지도에 우리의 관심과 노력을 집중해 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생각은 더 많은 지지와 공감을 가져오고 있는 듯하다. 인성교육이 당위적인 입장에서 이것은 좋은 것이니까, 이래야 하니까, 사회가 요구하니까 등등의 이유로 내용이 결정되고 주어지는 상황에서는 피하고 싶은 반발이 생기기도 한다. 품성의 덕목이라는 용어가 조금은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우리가 논의해 온 덕목들, 정직, 배려, 자율성, 신뢰감, 감성, 근면성 등등은 인간으로서 추구하고 싶은, 우리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본성이라고 본다. 어떤 이유에서건 우리는 선한 일을 하고 싶고 다른 사람과 잘 지내고 싶고 서로 믿고 사랑하며 열심히 살고 싶은 것이 우리의 본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누구에 의한 강요가아닌, 우리의 바람직한 본성을 스스로 펼쳐 가도록 도와주는 그러한 인성교육을 기대해본다.

-그간의 덕목에 대한 연구와 인성교육 전반에 대한 연구와 고찰을 바탕으로 이번 개정판에서는 덕목에 대한 좀 더 유연하고 실제적인 개념과 관점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존중, 친절, 대인관계의 덕목이 추가되었다. 품성교육과 인성교육이 다분히 고정적이면서도덕적·윤리적이고, 무조건 지켜야만 하는 강요의 입장에서 출발한다면 일련의 변화를가져오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우리의 욕구와 본성을 이해하면서 건강하고 충만한 삶을 추구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내면의 힘과 능력을 마련해 줄 수 있다면 우리 모두 인성교육의 무거운 짐을 좀 더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