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영유아를 위한 교사용 도서들이 주로 번역판이거나 동요중심의 반주곡집이 전부였던 시절, 대학에서 ‘유아음악교육’ 수업을 끌어가던 저자는 1996년도에 『유치원 음악교육의 이론과 실제』라는 이름의 음악교육 책을 만든 후 여러 차례 개정판을 내놓았다. 시기적으로 딱 맞아떨어진 내용의 책이라는 기대 이상의 반응으로 오랜 시간 자부심을 느꼈다. 10만 부 이상이 각 대학의 수업과 현장 교사들의 연구에 활용되었다. 당시에는 ‘유아음악교육’이라는 과목을 유아교육 전공자가 가르쳐야 하는지, 음악교육 전공자가 가르쳐야 하는지 논란과 갈등이 많았던 시기였고, 이 책이 여타 전공의 강사도 쉽게 대학의 수업을 끌어갈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책들은 유아교육 정책이나 제도의 변화에 따라 유아음악교육, 아동음악, 영유아음악활동의 이해, 유아음악교육2000, 영유아 음악교육 등으로 도서명을 변화시켜 가며 개정과 증보를 거듭해 왔다. 아래의 대표적인 책은 이 책의 독자에게도 익숙할 것이다.

-유치원 음악교육의 이론과 실제(창지사, 1996), 유아음악교육2000(창지사,2001), 영유아 음악교육(창지사,2013) 이 책들 역시 대학의 수업 교재로 채택이 되고 있지만 대학에서 음악에 관련된 강의를 꾸려 가는 미디어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에 맞는 책의 필요성을 느껴 왔다. 현실 세계와 화면 속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만 2세 이전에는 영상을 보여 주지 않아야 한다는 이론, 실리콘 밸리1)의 컴퓨터 업계에 근무하는 박사들이 자신들의 자녀는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발도르프 학교에 보낸다는 내용, 영국의 스마트폰 통신회사인 보다폰 직원들 역시 자신의 자녀가 어릴수록 휴대전화와 접하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 등(김혜경의 『저출산 세대의 슈퍼대디』. 공동체. 2015. 참조)을 접하기도 하지만, 현실에서는 태교 때부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동원해 음악이나 동요를 들려주고 있다.

-저자의 어린이집 영유아들도 가정에서 음악을 접하는 플랫폼2)이 다양하다. 자신이 만든 유튜브3) 방송의 구독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자랑하는 유아도 있고, 부모의 팟캐스트4)에 대해 매일 알려 주는 유아도 있다. 영유아교육 현장의 수업에 관련된 교재도 변화되는 속도에 따라 또 한 번의 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러 사람이 저자의 책 목차를 차용하여 출판한 유사 도서들도 여전히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한 내용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즉, 20여 년간 그저 답습하고 있는 내용에 저자의 양심은 꽤 오래전부터 괴로움에 시달렸다.
작금(these days)의 영유아에게 꼭 필요한 내용으로, 현장의 교사들이 유능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음악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다른 주제(운영관리, 평가인증, 원장리더십, 보육의 회복, 보육교사론 등)에 빠져 집필에 몰두하느라 꽤 많은 시간을 흘려보냈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을 쓰겠다는 마음으로 도서명을 『영유아 음악교육2020』으로 지어 놓고 이번 책의 집필을 시작하였다. 2001년에 출판하여 가장 많은 독자와 만났던 『유아음악교육2000』과 집필 의도가 유사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유아교육현장은 국가가 지정해 주는 커리큘럼을 중심으로 기본사항을 지켜 가며 일과를 진행해야 한다. 주어진 과업을 수행할 때 음악 분야 역시 국가수준을 준수하며 연령별 수업이 이루어진다. 예비교사들이 현장에서 처음 담임교사를 맡게 되었을 때 수업을 끌어가는 역할에 무리가 없도록 하자는 측면으로 내용을 구성하였다. 이번 책에도 지난번 책에 제공되었던, 2008년 폐원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색동유치원’ 원아들의 음악활동 사례가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밝힌다.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국가수준의 지침, 영유아의 발달특성과 음악적 능력을 학습하고 현장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목차를 잡았다. 담임교사의 수업 외에 영유아에게 제공되는 특별활동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어떤 연령을 맡아도 끌어가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연령별 흐름을 이해하고 활동을 익힐 수 있는 매체가 되었으면 한다.
교사들은 아동음악, 유아음악교육, 영유아음악교육, 유아음률지도, 동작교육등의 과목에서 음악에 대한 공부를 하고, 현장에 나와서는 흥미 영역에 기본적인 악기를 비치해 주기,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음악활동을 끌어내기, 여러 가지 자료로 음악활동을 하는 영유아에게 상호작용해 주기 등을 지원하는 정도에서 음악의 위치를 확인한다. 유능한 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음악을 익히고 악기를 탐색해 보기 바란다.

-이 책의 이론을 학습하면서 발달에 적합한 활동, 소리와 음악 듣기, 노래 부르기, 악기 다루기, 동작활동, 행사와 현장학습의 음악 사례를 응용하여 모의수업 시연도 가능할 것이다. 영유아를 위한 기관에서는 음악이라는 한 가지 영역이 아니라 수업 주제를 포괄하는 패키지 교재들을 구매하여 대집단, 소집단, 개별로 음악과 관련되는 수업을 진행하는 점을 참고한다. 모의수업에서는 이 책에 소개된 음악활동을 찾아 개별로 하는 방법 혹은 노래 목록을 중심으로 수업의 주제를 잡아 팀별로 하는 방법, 음악활동의 지도방법, 즉 소리와 음악 듣기, 노래 부르기, 악기 다루기, 동작활동을 팀별로 하는 방법 등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어린이집·유치원 통합정보공시 사이트(www.childinfo.go.kr)를 통해 취업하고자 하는 지역 영유아기관의 교육과정(보육과정)을 연령별로 살펴보고 적합한 모의수업 계획에 참고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