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교육과정이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이기 때문에 그 시대의 사회적 가치를 담아내기 마련입니다. 교육은 가치를 내포할 수밖에 없는 어떤 방향으로의변화를 위한 것이므로 특정한 가치를 지향할 수밖에 없는 국가수준 교육과정은 가치중립적일 수가 없음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유아교육자들은 재정 지원 등 여러가지 현실적 이유로 신앙적 가치를 포기하면서까지 현시대의 가치를 담고 있는 국가수준 교육과정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국가수준 교육과정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해도 유아교육기관과 교사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신념은 그들이 선택하는 교수방법과 언어적 비언어적 소통을 통해 기관수준과 학급수준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모든 교사는 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교사라면 자신의 가치관을 점검하고 교육과정에 담긴 사회적 가치를 읽어내며 그것을 자신의 교실에서 자신만의 교육과정으로 풀어내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기독교사는 기독교세계관을 가진 교사입니다. 기독교세계관은 하나님의 창조와 인간의타락, 그리고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즉 세상 만물이하나님께 속해 있으며 우리는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세상을 거룩함과 세속으로 나누고 신앙과삶, 교회생활과 일상생활, 아는 것과행하는 것을 분리시키고 세상적인 일과 거룩한 일을 구분 짓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기도합니다.
따라서 기독교사는 교실이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는 소명의 현장이며, 국가수준 교육과정의 목적과 목표, 내용과 방법까지도 하나님의 창조섭리와 부합되는지를 연구해야 합니다. 그 소명은 따스한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아이들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 주거나 아이들이 친구들을 모두 다 소중한 존재로 대하도록 가르치는 것뿐 아니라, 환경구성, 교수자료, 유아와의 언어적·비언어적 상호작용에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세상 모든 사람은 나와 같이 하나님이 만드신 소중한 인격체’이며, ‘이 세상은 하나님의 뜻과 명령을 드러내는 피조세계’라는 진리를 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바라보는 것이 기독교세계관이고 기독교세계관에 따라 우리나라 국가수준 유아교육과정인 누리과정을 재조명하는 일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이 책은 누리과정의 5개 영역인 신체운동·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영역의 내용을 기독교세계관에 비추어 차례대로 살펴보고 현장에서 연구하고 적용해 본 결과의 산물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질서 가운데 우리의 몸과 언어, 관계, 예술, 수학과 과학을 보는 관점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점검해 보고, 누리과정의 내용 안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이렇게 누리과정의 내용을 분석하고 재조명한 후에는 기독교세계관을 바탕으로 실현된 구체적인 활동사례들을 제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