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지난 2017년 12월 정부는 「유아교육 혁신방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로 ‘유아가 중심이 되고 놀이가 살아나는 유아 중심·놀이 중심의 교육과정 혁신’을 발표하였습니다. 이에 혁신방향으로 개별 유아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하며, 유아의 자유놀이권장과 현장의 자율성 확대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유아교육 혁신방안」 이후 2019년 5월 「2019 개정 누리과정(안)」이 발표되기까지 1년 6개월여의 기간은 우리나라 유아교육계에서 유아와 놀이 그리고 교육에 대해 가장 활발하게 생각의 교류가 이루어진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정부 주관 설명회 및 토론회뿐 아니라 각종 학회에서 놀이 중심 교육과정의 이해와 적용에 대해 열띤 토론이 연일 이어지며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조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른 급의 학교교육에 비해 유아교육에서는 유아 주도의 경험을 중요시했던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교사가 교육을 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교사 주도의 활동들로 교육과정을 운영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유아의 다양한 관심과흥미, 요구를 반영하기보다는 획일적인 교육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는지 등 그간 당연시했던 것들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동시에 개정 누리과정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지대해졌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과 운영 방법에 대한 교육현장의 고민과 불안 또한 증폭되었습니다.

-이 책은 「2019 개정 누리과정(안)」의 실천에 대한 교사들의 고민으로부터 출발하였습니다. 개정 누리과정에서는 유아들의 놀이를 강조하는데, 우리가 했던 놀이는 무엇이었는가? 개정 누리과정에서 주장하는 놀이는 무엇인가? 유아들을 잘 놀게만 하면 교육이 저절로 이루어질까? 놀이를 통해서만 배움이 일어나는가? 의미 있는 배움을 위한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2019 개정 누리과정(안)의 현장 적용을 앞둔 지금 교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고민과 질문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고민과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바로 교육 전문가로서의 교사가 반드시 해야 할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과정을 실제로 교실에서 구현하는 교사들이 교육과정에 대해 질문하고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쳐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구축하고, 이러한 이해를 자신의 교실 맥락에서 적용하고 실천할 때 가장 바람직한 교육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교육과정 실천가로서의 교사의 역할이 드러나는 놀이 중심 교육과정의 운영 사례를 소개합니다. 유아의 관심과 흥미에서부터 발현된 주제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교사가 지원해 주고, 동시에 교사의 의도적 교수를 통해서도 유아가 주도적으로 지식을 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교사의 고민과 결정을 함께 나누고자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