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유아교육현장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우리들 사이의 공간(the space between us)’ 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관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연구는 언제나 그러하듯이 우리가 존재하는 세계의 요소 간 공간을 좁히기보다, 매트릭스에서 큐브로, 큐브에서 리좀적으로 다층적인 공간과 고원을 이루며 관계의 렌즈를 넓혀 가도록 안내한다.
이는 국가수준의 유아교육과정이 재현의 교육에서 차이의 교육으로 그리고 생성의 교육으로 변화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가 사는 세계 자체가 Deleuze와 Guattari가 말하는 천 개의 고원을 이루기 때문일까. 관계에 기초한 텍스트 개발은 당초 유아교육현장에서 관계의 주체를 이루는 유아, 교사, 부모, 공간 및 매체, 지역사회 모두의 관계를 다루고자 시작하였다. 현장과 함께하는 연구가 진행될수록 담아내야 할 것들과 생각할 것들이 너무나 많아 모두를 한 교재에 담기에는 역부족임을 깨달아 갔다. 모두가 중요하여 어디에 초점을 두어야 할지 결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는지도 모른다. 유치원 교실을관계의 렌즈로 들여다보기 연구 과정을 거치면서 교사들이 현장에 가장 부족한 것으로 공감한 관계의 요소는 ‘지역사회’였고, 현재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어떤 것도불확실한 Unknown unknown 시대에 누구에게나 절실한 ‘지속 가능 삶’, ‘지속 가능 교육’, ‘지속 가능 지구’를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는 또한 ‘지역사회와의 관계’로 다가왔다.

-2000년경부터 시작된 것으로 생각되는 공동체 원들과의 변형지향 교육의 시도 속에는 현재 국가수준 누리과정인 유아·놀이중심교육이 추구하는 생성 관점의 교육이 자리하고 있었다. 공동체 원들의 일상에서 시작하여 지역사회로 확장된 유아들의 변형지향적 놀이들을 모아 분석해 본다면 지속가능 삶을 배우는 유아들의 놀이와 배움을 이야기 할수 있으리라 생각하였다. 본 책자에 소개된 사례들은 교사가 계획하여 주도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놀 줄 아는 유능한 유아들이 일상에서 드러내는 날것의 호기심과 관심에서시작된다. 유아들의 일상 속 호기심과 관심에서 지역사회로 확장된 놀이가 짧은 또는 긴시간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변형하며 자연스럽게 배움으로 이어지는 프로젝트들이다.
놀이의 일상성과 실용성이 담긴 놀이 안에서 자연스럽게 유아는 자신을 보살피고(care for oneself), 서로를 보살피며(care for each other), 환경을 보살피는(care for the environment) ‘지속가능한 삶’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