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2006년 [장대인형 제작법과 연기론]을 쓴 뒤 2년 만이다.
장대인형 책은 여러곳에서 강의하면서 그효용 가치가 발견될 때마다 소중함을 느꼈고,또 다시 새로운 책을 내는데 충분한 동기가 되었다.
다른 선생님들도 필자의 책을 보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는데... 아직 인형극을 가르칠만한 교육현장이 부족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탈인형은 현대인형극회(필자가 속해 있는 극회)가 전성기를 누렸을 때 KBS인형극회로 유명세를 만들어준 인형극 장르이다.
1970년대 전성기 시절 유명했던 프로그램인 부리부리 박사를 기억하는가? 아마 386세대들은 다 아는 인형극일 것이다.

"도토리 세알에다 장미꽃 한 송이 달님 속 계수나무 별똥별 하나 이것저것 그러모아 발명을 한다. 발명을 한다. 부리부리 훌딱.~~."

커다란 검정색 안경을 쓰고 실험을 하는 부엉이 박사. 부리부리!
그러나 늘 제대로 성공하는 실험은 없고 매번 엉뚱한 상상력으로 이상한 사건만 만드는 인간적인 박사님 이시다. 그런 실수담이 에피소드가 되어 아이들에게 웃음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박사님은 딩동댕 다람쥐 친구들과 함께 여러가지 신나는 과학모험을 하는 그시대 최고의 연예인이었다.

당시 부리부리 박사님 탈은 종이가 주재료였다 다들 학교에서 한번쯤 만들어보앗을 종이죽 인형, 탈바가지 인형처럼 여러 장의 종이를 겹쳐 만든 것이였다.
1980년대를 거쳐 1990년대에는 신소재인 스펀지가 주재료가 되면서 제작이 쉬워졌고 연기자도 좀 더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는 탈인형이 제작되엇다.

탈인형 제작은 겉으로 보이는 멋진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연기자가 편안하게 호흡하고 연기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인형극이란 전시되는 인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즉 살아있는 인형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본 책에서는 연기자를 배려한 제작법을 열거하였다. 그러나 많은 사진을 첨부하여 제작과정을 설명하였지만 초보자들에게는 역시 어려운 책일 듯싶다. 그렇기에 [장대인형 제작법과 연기론]으로 먼저 스펀지를 접하고 익힌 다음 이책을 보는 것도 나쁘지않을 것이다.
인형 제작기법들은 한번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여러번 제작을 해봐야만 그 인형을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형 제작과 연기, 둘 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에 어렵고 힘들겠지만 진정한 인형극인이 되고 싶다면 이러한 과정들을 충실히 밟아 나가야 함을 명심하길 바란다.

강의하면서 내 머릿속에 있는 그림들을 그때그때마다 영상으로 보여주고 싶을때가 너무 많았다. 지금은 활자로, 사진으로 된 자료만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인형극을 가르쳐 주고 있지만 움직이는 인형극을 위해서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