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유아가 그림책을 읽는 것은 다양한 장소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경험이다. 처음 엄마의 무릎에서 읽던 그림책의 감동과 느낌은 유아교육기관에서 교사와 함께 읽는 경험으로 연결되고, 도서관에서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그림책을 선택하고 읽는 과정으로까지 이어진다. 유아가 처음 접한 그림책과 그 그림책을 읽는 과정은 경험에 따라 즐거울 수도 있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림책을 읽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즐거움이다. 유아는 재미를 느껴 그림책을 반복해서 읽고 그 가운데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거나 반영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유아 발달에 있어 그림책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그림책 출간도 다양해지고 풍부해졌다. 그러나 풍부한 만큼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과 선별도 요구된다. 유아에게 최초로 그림책을 읽어 주는 사람이 성인이므로 어떠한 그림책이 좋은 그림책인지 선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유아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는 교사에게는 특히 이러한 안목이 중요하다.
좋은 그림책은 유아의 발달에 적합하면서도 상상력과 창의성을 키워 줄 수 있는 책이다. 또한 유아가 흥미를 느끼고 정서를 순화하면서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유아는 그림책에 나오는 단어, 그림, 등장인물을 좋아한다. 그림책에 등장하는 강아지똥, 황새, 도형 등과 같은 수많은 등장인물에 자신을 이입하고 투영함으로써 간접적인 경험을 한다. 나아가 등장인물과의 경험 공유에서 끝나지 않고 자신의 생활 속 경험에 비추어서 그림책에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며 자기표현의 방법으로 새로운 서사를 만든다.
유아에게 이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그림책에 대해 잘 이해해야 한다. 먼저 교사가 그림책에 대한 즐거움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 교사는 유아가 어떤 글과 그림에 흥미를 느끼는지, 어떠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는지, 이야기의 맥락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관한 이해를 통해 유아의 문학적 소양을 길러 줄 수 있다.
유아문학교육은 좋은 그림책을 함께 읽으면서 그림책에 대한 감상과 이해, 그림책 경험을 통한 상호작용 가운데 문학 작품에 대한 아름다움과 가치를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유아에게 책 읽는 좋은 습관을 형성하고 문학의 목적인 즐거움을 알게 한다.

-본서는 크게 이론과 실제로 나누어서 구성하였다. 제1부 ‘유아문학교육의 이론’에서는 유아문학의 이해를 돕기 위한 유아문학 개념과 특성, 유아문학 역사의 흐름과 시기별 특징, 유아문학의 장르, 영유아 발달 특성과 그림책, 그림책의 이해로 구성하였다. 제2부 ‘유아문학의 교육현장 적용’에서는 유아문학 교육의 효과적인 교수 방법으로 그림책 읽기를 통한 유아문학의 경험, 그림책의 이미지와 내용을 전달하는 다양한 유아문학 매체로 구성하였다. 또한 교사들의 현장 교육을 돕기 위해 동시, 그림책, 동극 지도와 같은 유아문학 활동과 교육과정에 따른 프로그램 구성과 영역별 실제 활동 사례를 소개하였다. 마지막으로 제3부 ‘놀이중심 유아문학교육의 실제’에서는 영아와 유아로 나누어 놀이중심 교육과정에 따라 ‘그림책 활동’이 ‘그림책 놀이’로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소개하였다.

-저자는 그림책에서 주로 글과 그림의 관계에만 관심을 가졌으나 2010년, 마리아 니콜라예바의 『그림책을 보는 눈』의 8장 주변 텍스트 부분을 맡아 번역하면서 그림책의 제목, 표지, 면지, 표제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 후 서사 요소로 표현된 표지, 면지, 표제지 등 그림책 구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활동이 잘 이루어져 유아의 그림책에 대한 흥미가 높아진 경험은 큰 기쁨이었다. 유아의 주도성이 강조되는 유아 중심의 문학 활동이 되기 위해서는 교사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교사는 유아가 스스로 선택한 그림책을 공감적으로 이해함으로써 그림책 읽기가 유아의 자발적이고 즐거운 놀이 활동이 되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