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풀과 나무들이 자연의 섭리대로 매일 조금씩 자라듯이 아이들도 매일 한 뼘씩 자랍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속한 세상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며 자랍니다. 자신의 몸에서 출발한 호기심은 조금씩 넓은 세계로 옮겨갑니다. 가족과 친구, 그리고 매일 가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으로, 학교로, 우리 동네로, 내가 속한 도시와 우리나라로, 그리고 세계와 미래로 점차 넓고 깊게 호기심을 키워갑니다.
아이들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면서 자신이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임을 알게 되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 기여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일부러 지어 만든 말쑥한 지식보다는 스스로 선택하고 부딪히며 얻은 어설픈 경험으로부터 더 중요한 가치를 배우기 때문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교실 안에서의 관심 있는 주제가 바뀔 때마다, 그리고 우리가 속한 사회의 가치를 가르쳐주고 싶을 때마다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경험시켜 주고 싶은 것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아이들의 손을 이끌고 어른들이 결정한 곳으로 데려갈 때면 아이들이 그 곳에서 즐거운 학습을 경험하게 될지 걱정이 앞서곤 합니다. 현장학습이 의미 있으려면 그 의미의 출발이 아이들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현장학습의 의미에 대한 고민을 나누어 보려합니다.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현장체험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다양한 형태와 주제의 현장학습 장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어떤 장소를 선정하고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현장학습이 일회성의 관광처럼 그럴듯한 기념사진 몇 장 남기는 행사로 그치지 않으려면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을 효과적으로 이끌고 유지하여 더 높은 학습으로 연계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교실과 현장학습이 효과적으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 하였습니다. 현장학습의 가치와 의미를 탐색해 보았고, 장소를 선택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내용을 짚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생활주제를 중심으로 풀어나갈때의 효과적인 방법과 문화예술을 즐기게 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법을 실제 중심으로 소개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현장학습의 모든 면을 만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이들과 좀 더 기분 좋은 나들이를 다녀오시는 데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기가 속한 지역과 사회에 대해 이해하고 그 사회에 기여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의 씨앗이 생겨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