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관찰이란 도구는 자기를 자각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자각 혹은 자기 성찰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판단해 보고, 나는 누구인가 등등의 질문을 통해 자신의 본질 속으로 들어가면서 가장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자기의 영성까지 들여다보는 자기 투영, 자기반성, 자기평가 방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측면에서든지 자신을 진심으로 알려고 노력하는 것은 훌륭한 행위이다. 가르치는 사람이면 더욱 그러하다. 자각하기 위해서 자신을 보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영적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는 노력이야말로 훌륭한 교사로 가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교사는 관찰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면서 과학적이고 영성적으로 정확하게 자신을 자각하는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수단을 통해서 삶의 방향 혹은 배움의 방향을 제시하고 안내해 준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위험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그런 방법을 통해 정말로, 진심으로 안내해 준다면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인가? 혹시라도 어린이를 지켜보면서 관찰할 때 교사로서, 부모로서, 성인으로서 살아오면서 경험한 많은 것들과 선험적 지식을 비롯해 생각해 온 모든 것들을 고정관념으로 가지고 마음대로 판단하며 관찰자로서 훌륭한 교육자인 양 잣대를 날카롭게 들이대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그 잣대로 냉정하게 성찰하며 필히 돌아봐야 한다. 더욱이 지금 갓 태어난 갓난 생명체는 자기 생명을 오로지 양육자에게 의존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 어린이를 교사 자신의 눈높이로 보면서 교육적 방법을 제시하고 그들의 행동을 수정하려 한다면 한 어린이의 인생을 바르게 안내하지 못하는 행동이 될 것이다.
교사는 어린이와 직접 생활하면서 그들의 표현 양식인 언어, 제스처, 침묵, 표정을 보면서 그들의 깊숙한 내면에 꽁꽁 숨어 있는 것까지 발견해 내어 바르게 안내하고, 가르쳐야 한다. 그것보다 더 정확한 교과서가 어디 있겠는가? 교사가 어린이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순수하게 드러내는 모든 것은 교과서에 없는 경험으로만이 얻어낼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생철학(生哲學)인 동시에 생지식(生智識)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곳곳에 지식이 널려 있다. 현대인은 지식 노동 시장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식은 하나도 버릴 것 없이 모두 중요하다. 이것도 알고 싶고 저것도 알고 싶고…. 특히 어린이들은 ‘왜?’라는 질문을 쉴 새 없이 뿜어내는 호기심 천국에서 살아간다. 이런 어린이들에게 부모를 대신하여 바르게 앎의 권리를 충족시키려면 교사의 눈과 마음은 그들의 내면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능력이 있을 때 참스승, 참교육자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참스승, 참교육자, 성공한 교육자에게는 절대적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정확히 보고 철저하게 관리를 잘한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보는 것과 철저한 관리는 교사와 어린이 모두에게 해당된다. 어린이를 정확하게 보려면 교사 자신이 자기의 가장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영성까지 정확하게 보고 발견한 것을 전문 직업의식 속에서 교육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몬테소리는 이런 교사를 영적 교사라고 말한다. 교사가 자신을 성찰한다는 것은 어린이를 정확하게 볼 수 있고, 정확하게 바른 길로 안내해 줄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누구인가? 왜 좋아할까? 100%는 아니지만 대부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자기의 마음을 읽어 진심으로 협력해 주며, 자기를 인정하고 신뢰해 주는 교사, 자기를 알아주는 교사, 자기를 존중해 주는 교사, 자기를 사랑해 주는 교사이다. 어린이를 알아준다는 것은 그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몸과 마음을 접촉하면서 얻어낸 기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몬테소리 교사는 어린이의 참모습을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일상적이고 틀에 박힌 교구에만 주목하는 교육 개념에서 헤매는 교사가 아니라 어린이의 행동을 보려고, 목소리를 들으려고, 그들의 생각을 분석하려고, 그들의 진심을 알려고, 그들을 겸손한 마음으로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관찰자로서의 교사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은 모두 9장으로 구성하였다.
1장은 몬테소리의 과학적 교육학과 관찰의 중요성, 2장은 몬테소리 교실에서 관찰자로서 역할, 3장은 교사의 관찰 노트와 어린이를 위한 관찰 기록, 4장은 관찰과정으로써 연결, 수집, 반영, 참여에 대한 효과, 5장은 연결하기: 작업과 학습을위해 무엇과 연결하여야 하는가?, 6장은 관찰한 정보를 수집하기, 7장은 교사 자신을 반영하기, 8장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9장은 몬테소리 교육과 내일의 정체성에 대한 연구 순으로 구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