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는 모든 어린이가 행복해야 합니다.
어린이는 책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아이린 코웰 Eileen Colwell)

이 책의 원제목은 『어린이와 책(子どもと本）』이다. 나 역시 평생 마음에 품은 ‘어린이’와 ‘책’이라는 두 단어가 그 분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했다. 도서관과 사서라는 다른 각도에서 어린이와 책에 대해 접근한 일생을 녹여낸 지혜를 혼자만 알고 덮어버리기 아까워 번역까지 하게 되었다.책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책과 독서를 도구적이고 기능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한국의 교사와 부모들이 보기에는 비효율적이고 고리타분한 이야기라고 치부할지 모르겠다.

저자는 책의 목적성 보다는 책에 담긴 아름다움과 기쁨을 어린이와 나누기를 바라면서 지혜로운 옆집 할머니처럼 애정 어린 충고들을 술술 풀어내고 있다. 그것이 합리적인 젊은 부모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잔소리로 느껴질 것 같아 한편으로 걱정스럽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책에 대해 거는 기대가 대단하다는데 희망을 갖는다. 늘어나고 있는 어린이도서관이나, 사설 독서 지도 프로그램이 이를 대변한다. 이 책은 아마도 어린이와 책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모든 이들에게 어린이는 어떤 존재인지,책이 무엇이며 어떻게 다가가게 해줄 수 있는지 노인의 혜안을 빌려줄 것이다. 부디 어린이들이 책이 말을 거는 기쁨을 경험하게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