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제와 보호’의 집필을 의뢰받고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청소년과 문제의 관점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평소의 생각을 정리할 기회라 여겨 무척 반가웠다. 보통 유명인이 청소년과 관련하여 연단(演壇)에 서면 쉽게 말하던 용어 중의 하나가 바로 청소년문제이다. 여기에는 청소년과 문제를 동등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청소년은 문제를 일으키는 대상이기에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당연시해 왔고 일반적 속성으로 자리 잡았음은 물론 학계에서조차도 이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하여 왔다. 우리는 왜 이렇게 청소년을 문제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를 당연시 여기는 데 주저하지 않았을까?아마도 학계나 사회적 상황에서조차 청소년의 성장과 성숙의 과정을 올바르게 이해하지못하고 그들이 표출하는 형식과 현상을 결과에 초점을 맞추면서 잘못된 행위의 수정에 마치 자신이 전문가로서 역할을 행함이 당연하다고 여겨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또 성인은 이를 당연시해야만 청소년보다 우위에 서 있음을 보여 주려는 태도가 강하지 않았을까?
이제는 우리가 당연시 여겼던 것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수용하지 못한 성인과 기성의 학자들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 청소년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가 중요함이 아니라 청소년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의 새로운 관점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청소년문제와 보호의 시각을 전혀 다르게 보았으면 한다. 우리는 여전히청소년을 미성숙하고 성장의 과정에 놓여 있는 존재로 쉽게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들이 표출한 행동의 결과는 미성숙과 성장과정의 분기점에서 나타난 목소리임을 부정한채사회적으로 압력을 강하게 제시하게 되면 격리의 대상으로 자리 잡게 된다.

만약, 청소년의 문제행동을 사회적 격리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청소년의 행태와 마음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먼 미래의 준비를 위해 청소년을 지원하고 협력해야 할 의무나 가치는 매우 취약해져 버린다. 그래서 『청소년문제와 보호』에서는 청소년의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 성인들의 관점이 변해야 한다는 시각에 집중하여 제시하였다. 하나의 주제를 놓고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은 혁신이며, 그 혁신은 무엇보다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더욱 다양하게 나타나야 할 것이다. 물론, 청소년문제와 보호를 다른 시각으로 보는 관점이 다소 버겁거나 불편한 시각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실로 청소년을 대하고 이들과 함께하는 ‘의미 있는 타자(他者)’로서의 청소년에게 다가가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바로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향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청소년지도 현장에 나와 있는 수많은 청소년문제와 보호의 자료들은 정말 그들이 표출한 형식적 결과를 보고 이를 문제의 원인으로 치환하여 설명하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러한 책을 읽고 전문지도자가 된 사람들은그들의 사고에 자신이 우월적 시각을 가진 지도자이며, 청소년은 문제의 대상이고 그래서 적절한 통제와 규율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믿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이번 청소년문제와 보호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교재를 통해서 청소년이 문제의 대상이 아닌 그들이 행동을 하는 이면에 숨어진 아픔과 고통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직시하고 어떻게 하면 청소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지에 더 많은 생각을 전이하도록 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1장에서부터 3장은 청소년의 문제를 새롭게 각인해 보아야 한다는 저자의 철학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세심히 읽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