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사람은, 생물은 진화한다. 때때로 이는 우리 삶에 있어 불편한 사실 중 하나다.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다. 진화란 개념을 살펴보면 생물이 환경에 적응하며 발전하는 과정으로, 통상 세대를 거쳐 나타나는 변화를 의미한다. 찰스 다윈의 관점에서진화는 ‘변화를 따르는 유래’로 그 과정에서 새로운 종의 기원과 발견이 거듭된다.
오늘날 청소년의 문화를 바라보노라면 진화란 개념에서 맛볼 수 있는 새로움에 대한기대는 물론이고 그 새로움에 기인하는 생소함으로 진화에 따른 세대 간 불편감까지느낄 수 있다. 다들 기억하겠지만 한때 야타족, 뚜벅이족, 오렌지족으로 부터 시작해 폭주족, 엄지족, 니트족, 트윅스터(twixter)족, 파이어족 등의 신부족주의(neo-tribalism)는 진화를 거듭해 온 새로운 세대에 대한 우리식의 호명이었다. 여기에 더해 디지털 환경변화에 따른 다양한 신세대 담론(X세대, Y세대, N세대, MZ세대, α세대)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세대에 대한 문화담론은 진화란 개념을 쉽게 상기시킨다.
사실, 세대 간 격차가 가져오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예로부터 언제나 그랬으니까. 아리스토텔레스나 칼 만하임의 세대담론을 굳이 소환하지 않더라도 세대와 세대 사이에는 일종의 벽이, 그리고 강이 놓여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세계가 언제, 어디서든 있어 왔다.
그런데 불편하더라도 감수해야 할 성질의 그것이라고만 얘기하기에는 왠지 성이 안찬다. 아이들을 이해해야 할 어른의 의무와 책임이, 어른을 이해해야 할 아이들의 몫보다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이의 시절을 거쳐 어른이 된 우리가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우리 식의 기준으로 아이들을 재단하고 무조건 따르라고만 하는 것도 문제이다. 세대를 거듭하며 계속되는 이런 의구심을 좀 더 천착하고 해명하고 싶었다. 이 책은 그런 천착과 해명의 소산이자 결과다. 이 책을 통해 저자들은 아이들의진화가, 새로운 변화가 뿌리가 없이 이루어진 과정이나 결과로 봐서는 안된다는 점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었다. 불편한 사실이 편한 그것으로 변모할 리는 없겠지만적어도 불편한 사실로만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인류학과 사회학, 교육학을 기초로 아이들의 문화를 읽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집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