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을 쓰려고 하니 프로젝트를 할 때의 기억들이 새롭다. '텃밭의 배추' 프로젝트 중, 텃밭에 나가 꽤 자라난 배추를 보는데 '꼭 꽃처럼 예쁘네!'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전에는 배추가 예쁘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터라 오며 가며 연두빛 생기를 머금고 참하게 자라고 있는 배추를 한참씩 쳐다보고는 했다. 아이들도 자기들이 직접 심은 모종에서 자라나고 있는 배추라 그런지 아끼고 돌보는 자세가 남달랐다.

'옥수수' 프로젝트를 하면서는 자연의 세밀한 섭리에 크게 감탄한 적이 있다. 옥수수를 좋아해 매해 여름 그렇게 많은 옥수수 껍질을 까내고 쪄먹고 했으면서도 수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 그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긴 옥수수 수염은 수정된 암꽃이 자라난 것이고 촘촘히 박힌 옥수수 알은 그 수염 수 만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아이들과 함께 얼마나 신기해 했는지 모른다.

초고속화, 기계화, 경쟁으로 숨 막히는 이 시대, 환경오염 문제가 전 지구적 문제가 되고 그 결과적 현상으로 홍수와 가뭄, 오존층 파괴, 동식물의 멸종 속도가 가속화되어가고 있는 이 시대, 의식주 문제가, 아니 더 나아가 숨 쉬는 공기까지 조심스러운 이 시대에 과연 유아들에게 환경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랜 시간 고민해 왔다. 결론적으로 이를 위한 효과적 방안은 '프로젝트 접근법을 활용한 자연친화교육'이라고 보았다.

이 책 Ⅰ부는 그런 고민을 하면서 섭렵한 여러 저서, 논문들, 관련된 신문기사 등을 분석 정리한 이론편이다. 여기서는 유아기 자연친화교육의 개념 및 필요성을 밝히고, 아울러 유아기 환경교육, 생태교육 안에서의 자연친화교육과 2000년 이후 개발된 유아기 자연친화교육에 대해 정리해 놓았다. 그리고 이것은 '프로젝트 접근법을 활용한 유아기 자연친화교육' 의 토대가 되었다. Ⅱ부는 Ⅰ부의 이론적 토대에 근거하여 시행해 본 자연친화교육 실제편이다. 실제 사례는 청주의 가경 유치원과 복대교회선교원에서 행해진 것들이다.

'으쓱으쓱, 텃밭의 배추', '잡았다! 식충식물', '옥수수 냠냠', '우리가 만드는 연못', '노래하는 여치' 프로젝트가 이루어진 복대교회선교원의 경우 필자가 원장으로 있으면서 교사들과 계속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함께 하였다. 그 덕분에 필자 또한 자연친화교육의 목표처럼 자연의 섭리와 조화를 깊이 느끼고 주변 자연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으며, 아울러 환경보전을 위한 실천 노력도 의도적으로 더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