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직업 적응 훈련』에 관한 책을 내놓게 되어 기쁨과 부담감이 함께한다. 이 책을 집필하고자 마음을 먹으면서 갑갑함이 먼저였지만, 돌이켜보면 직업재활 분야는 발전이 거듭되었고 점점 확대일로에 있어 미래 지향적 학문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는 일자리가 곧 복지라는 모토 아래 일자리 창출에 열심을 내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직업 적응 훈련은 장애인들이 직업을 갖는 데에 필요한 기본적 토대를 제공한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기에 감히 이 책을 내놓게 되었다.
직업재활은 소통의 아름다움을 다룬 학문이다. 이 학문은 이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에게 사회와 소통하게 하는 의미를 준다. 장애로 인해 볼 수 없던 자기 내면과 소통하고, 직업을 통하여 사회와 소통하게 됨으로 더욱 용이하게 사회 속의 나를 발견하는 소통의 학문이다.
마르틴 부버(Martin Buber)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은 상대방의 가장 깊은 내면에 있는 가장 그 사람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인정과 격려로 그것을 다져 주는 일이다.”

이 말에 대해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우리 때문에 살아난 사람이 있는가? 우리로 행복해진 사람이 있는가?
그런데 우리는 왜 장애인을 동일하게 바라보지 않을까? 이러한 장애담론은 꽤나 복잡하고 미묘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물론 이에 관련한 모든 것을 다루지도 못했고, 다룰 수도 없다. 그러나 작은 발걸음이라도 내딛기를 소원하며 집필에 임하게 되었다.
재활의 이념은 인권의 회복이며, 인간이 갖고 있는 잠재능력의 신뢰이다. 이것은 장애인의 재활을 다룰 때 가장 먼저 생각되어야 하는 본질적, 핵심적 가치이다.
장애인의 권익은 개인의 형편을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평하고 조화 있는 사회를 만들어 누구라도 장애로 인해 차별받거나 존엄성이 상실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 탐구와 올바른 이해 없이는 장애인의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다.
오늘날 재활 분야에서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돋보이고 있다. 2008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실천되고 있는 「국제장애인권리협약」은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기회 균등을 각 국가가 구체적으로 실천하며 모니터링하고 있다.
장애로 인해 장애인에게 생기는 문제들, 예를 들어 두려움, 무지, 보호, 편견 등은 단순히 불편이나 둔감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 자신의 공동체에 참여할 권리로서 정의(justice)와 존엄성이 관련된 것이라고 도널드 시니어(Donald Senior)는 말하고 있다. 그는 정의(justice)의 개념을 “공동체에서 공평과 조화를 조장하는 상황과 환경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체계적인 의료, 심리사회, 교육, 직업재활을 통해 장애인에게 사회적 역할이 주어지고 자유의지를 실현하게 하며, 개인의 역할을 결정하며, 직종개발 등을 통해 장애로 단절된 삶을 이어주고 새 삶을 모색하는 것이 재활의 실천적 과제이며 그것이 삶에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를 위해 직업재활 분야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있으며, 왕성한 활동들이 필요하다.
그러한 가운데 직업 적응 훈련 서적을 집필하게 되었다. 직업재활에 몸담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문헌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존에 발간되어 있는 직업재활의 내용을 바탕으로 직업 적응 훈련편을 만들었다.
본서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1부는 직업재활의 개요, 제2부는 직업 적응 훈련의 개요, 제3부는 직업 적응 훈련의 실천모델, 제4부 직업 적응 훈련의 구성 및 내용 제5부는 직업 적응 훈련의 내용을 일본과 국내 기관의 사례를 들어 소개하였다. 본서는 실천적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고 노력했고, 또 학문적 토대를 구축하고자 하였으나, 저자의 능력의 부족으로 더 나은 내용을 증보판으로 돌리며, 독자들의, 특히 재활 현장에서 몸담고 계신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최대한 받아들이고자 한다.